[영화관] [영화결말포함] 올빼미 '예상치 못한 반전'
제목 : 올빼미 (The Nght Owl)
개봉 : 2022.11.23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스릴러
러닝타임 : 118분
평점 : ★★★★
한줄평 : 예상치 못한 반전과 돋보이는 조연들
OST : Owl Main Theme
등장인물 소개
천경수 (류준열)
"제가 다 보았습니다."
인조(유해진)
"소경이면 소경답게 눈 감고 살아라."
이형익 (최무성)
"앞이 보이는가?"
소현세자 (김성철)
"안 보고 사는 게 몸에 좋다고 하여 눈을 감고 살면 되겠는가..."
스토리 소개
- 네이버 영화 -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 ‘경수’는
어의 ‘이형익’에게 그 재주를 인정받아 궁으로 들어간다.
그 무렵, 청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8년 만에 귀국하고,
‘인조’는 아들을 향한 반가움도 잠시 정체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러던 어느 밤, 어둠 속에서는 희미하게 볼 수 있는 ‘경수’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진실을 알리려는 찰나 더 큰 비밀과 음모가 드러나며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다.
아들의 죽음 후 ‘인조’의 불안감은 광기로 변하여 폭주하기 시작하고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경수’로 인해 관련된 인물들의 민낯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
영화의 처음 시작은 천경수가 어떤 아이를 업고 어딘가를 향하고 있다.
시점이 바뀌고, 소경(눈이 보이지 않음) 천경수는 침술원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동생의 약을 위하여 궁에서 직접 의원을 뽑는 시험에 응시하게 된다. 시험은 환자를 직접 보지 않고 팔에 묶여 있는 실을 통해 진맥을 하는 것. 지원자들은 다양한 진단 결과를 이야기하지만, 전부 엉터리 결과에 어의인 이형익은 한숨만 내쉴 뿐이다.
결국 포기하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천경수가 오로지 소리만 가지고 풍 환자임을 알아낸다. (사실, 감각이 예민하다고 하지만 현실에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는 의문...) 그리고 시험에 대해 '요식 행위'라고 이야기하며 실로 진맥하는 것을 불가능하고 대면상담을 통해 환자의 상태, 분위기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침을 통해 풍 환자의 감각을 되살리며 천경수라는 인물을 관객에게 각인시킨다.
이형익은 천경수를 궁에 들이며, 공간은 궁궐로 변화한다. 의원인 만식의 안내를 따라 궁궐 생활에 대해 소개하며 행동과 마음가짐에 대해 알려준다. 이 때 독약이 든 병을 주웠다가 혼나는데, 이는 이후에 나올 이야기를 위한 클리셰가 된다.
저녁이 되어 당직을 서게되는 날, 모든 불이 꺼지자 천경수는 맹인이 아니었다는 듯 자유롭게 활보하며 편지까지 쓰는 모습을 통해 밝은 곳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조금 보이는 주맹증 환자이며, 제목을 '올빼미'로 지은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궁궐에서의 생활을 보여주다가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패하여 볼모로 잡혀 간 소현세자가 8년 만에 조선 땅으로 귀국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리고, 이형익의 추천으로 소용 조씨의 시술을 하게 되었고,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병자호란은 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역사적인 배경이며,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조선과 청나라 사이에 벌어진 전쟁이자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처절한 패배의 역사이다.
전쟁 이후 기근과 조선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청나라를 통해 신문물을 받아드리려는 입장(소현세자)과 반대하는 입장(인조)의 관계를 보여주며, 본격적인 대립구조가 어떻게 펼쳐나가는지 알려준다.
천경수가 당직을 서던 날, 소현세자의 상궁이 위급하다고 시술을 요청하여 규칙을 어기고 침을 놓고, 심리적인 상담까지 하며 세자와 친해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세자가 창문을 열어 달라고 하였고, 여는 과정 중에 촛불이 꺼져 방이 어두워진다. 세자는 침통을 이불에서 책상 위로 침통을 옮겼는데, 천경수가 추가적인 침술을 하려고 자연스럽게 책상 위로 손이 가는 것을 보며 앞이 보인다는 것을 깨닫는다. 세자는 천경수에게 앞이 보이냐고 묻지만, 아니라고 계속 거짓말을 하였다. 실망한 세자는 이만 가라고 하며 관계가 틀어지려 했으나, 천경수가 동생에게 쓴 편지를 보고 마음이 바뀌어 천경수를 다시 불렀고, 천경수는 세자에게 솔직하게 모든 것을 다 털어놓는다. '안 보고 사는 게 몸에 좋다고 하여 눈을 감고 살면 되겠는가, 그럴수록 눈을 더 크게 뜨고 살아야지'라고 이야기하고, 확대경(돋보기)을 선물하며 유대관계가 성립된다.
*확대경은 이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쳔경수와 소현세자의 신뢰관계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흘러가고,이형익과 함께 소용 조씨에게 침을 놓으려고 갔는데, 이형익이 소용 조씨에게 몰래 비단을 받는 것을 목격한다. (놓치기 쉬운 장면이지만 나중에 다시 보여준다.) 이후, 세자의 몸이 좋지 않아 세자의 상궁 호출로 늦은 밤 천경수는 이형익과 같이 시술을 하러 간다. 상궁에게는 열을 내리기 위한 약을 가져오게 하여 자리를 비우게 한 뒤, 이형익은 침술을 하였고, 천경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명주천에 물을 적셨다. 명주천의 냄새로 인하여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는 와중에 촛불이 꺼져 방이 어두워졌고 앞을 볼 수 있게 된 천경수는 소현세자의 끔찍한 모습을 보게 된다. 알고 보니 이형익은 독약병(앞에 나온) 넣은 침으로 침술을 하여 온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피를 쏟고 있고, 명주천은 열을 식히는 게 아닌 피를 닦기 위하여 사용됐다. 이형익은 천경수가 이상해지는 것을 느끼고 진짜 맹인인지 확인하지만, 천경수는 기지를 발휘해 아무렇지 않은 척하여 위기상황을 가까스로 넘긴다. (이 부분은 실제 영화를 통해서 확인하시면 소름이 돋는다.) 이형익은 침을 정리하고 천경수와 방에 나온 뒤, 상궁에게는 세자가 잠에 들었으니 준비해준 약은 아침에 전달하라고 하며 상황을 마무리한다.
천경수는 죄책감에 소현세자를 구하기 위해 해독제를 들고 몰래 들어가지만, 그는 이미 절명한 상태였고, 상태를 보던 중 이형익이 사용했던 침을 발견한다. 같은 시각, 이형익도 세자에게 사용했던 침들 중 하나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이를 회수하기 위해 소현세자의 방으로 갔고, 인기척을 느낀 천경수는 창문을 통해 도망간다. 도망가는 와중에 가구 경첩에 허벅지를 긁혀 상처를 입고 만다.
소란을 느낀 별감이 소현세자의 죽음을 확인하게 되었고, 이형익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소현세자의 몸이 괜찮아졌다고 했기 때문에 추궁을 피하기 위하여 독살범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조는 세자의 죽음에 슬퍼하며 독살범을 반드시 찾으라고 선언한 뒤, 경첩에 피가 묻은 정황을 바탕으로 몸에 큰 상처가 난 자를 찾게 한다.
천경수는 소경이기 때문에 자신이 고한다고 해도 믿는 사람이 없다고 판단하여, 강빈에게 이형익의 침과 함께 본인이 목격한 내용을 작성하여 투서 형태로 전달한다. 하지만 강빈에게 발각되고, 상처도 들키게 되어 사람을 부르려고 했으나, 천경수의 확대경을 보고 투서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파악한다.
천경수는 잡히지 않기 위해 도망다니던 중 별감에게 걸려 몸을 수색당할 위기에 처하나, 이형익이 인조의 마비증상으로 인하여 급하게 침술이 필요하다고 하여 모면한다.
인조의 방에서 천경수는 침을 놓고 있고, 강빈이 보양을 위해 전복죽을 전했지만 아들이 죽었는데 음식이 어떻게 넘어가겠냐고 이야기한다. 이 때 강빈이 찾아와 투서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형익이 범인이라고 고한다. 인조는 이형익에게 '칠칠치 못한 놈'이라고 나무라며, 그 투서의 목격자가 누구인지 캐묻는다. 침을 놓고 있는 천경수는 인조의 몸이 떨리는 것을 느끼고 뭔가 잘못됐음을 깨닫고, 이형익의 알리바이를 고했는데, 이를 지켜본 강빈은 당황한다. 인조의 다그침에 강빈은 천경수를 봤는데 고개를 젓는 신호를 통해 소현세자의 죽음은 인조가 꾸민 일이라는 전말을 확인하게 된다. 인조는 전복죽에 독약을 타고 기미상궁에게 강제로 먹인 뒤, 강빈이 왕인 나를 죽이려고 했다고 거짓 누명을 씌워 옥에 가둔다.
*소현세자의 죽음은 인조와 소용 조씨가 이형익을 시켜 진행했던 일이며, 이는 소용 조씨가 비단과 함께 문서를 전달하여 비밀리에 작업됐다.
강빈이 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들은 원손(소현세자의 아들)은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인조에게 부탁한다고 했지만, 내막을 알고 이는 강빈은 원손까지 위험해질까봐 최 대감에게 천경수가 다 보았다고 전달하라고 한다. 천경수에게 달려가 도와달라고 하지만, 자신의 목숨까지 위험해지는 상황이라 고민하던 중 이형익이 문서를 전달받은 일을 떠올렸다. 만약 그 문서가 암살에 관한 내용이라면 확실한 근거라고 판단하였고, 이형익의 방을 수색한 결과 해당 내용이 담긴 문서를 발견하여 최 대감에게 전달한다.
최 대감은 문서를 살펴보며 글씨체가 인조의 글씨체가 아니라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하지만, 원손은 과거 인조가 자신에게 보여준 왼손으로 쓴 글씨체와 동일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조의 공식 문서는 왼손으로 쓴 게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왼손 글씨체인지 증명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때 천경수는 침을 놓아 오른손을 마비시킬 테니 왼손으로 쓴 공식 문서를 만들 수 있도록 요청한다. 최 대감은 이 제안을 받아드리며, '암살 문서 글씨체=공식 문서의 글씨체'가 동일하다면 바로 사병을 투입할 것을 약속한다.
천경수는 왕의 침소에 찾아가 이형익이 보냈다고 하며, 지금 당장 침을 놓치 않으면 전신마비가 올 위험이 있다고 위급한 상황인 척 침을 놓는 환경을 만든다. 최 대감은 계획대로 우승지를 보내 인조에게 문서를 쓰게 유도하고, 인조가 붓을 들 때 오른손을 마비시켜 어쩔 수 없이 왼손으로 문서를 작성하게 유인한다. 이 때, 이형익은 창문으로 도주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던 중 발자국 옆에 찍힌 점을 보며 지팡이 자국이라고 파악하며 천경수가 목격자라는 사실을 고하기 위해 왕한테 달려간다. 인조가 옥쇄를 찍으려고 하는 순간 이형익이 들어와 내용을 전달하고, 천경수의 상처를 확인한 인조는 옥쇄를 찍지 않으려고 하지만, 천경수는 모든 신경이 마비되는 곳에 침을 놓고 옥쇄를 찍은 문서를 챙긴 뒤 도망간다.
우여곡절 끝에 도망에 성공한 천경수는 최 대감에게 문서를 전달하고, 최 대감은 사병을 투입하며 상황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무사히 빠져나가기만 하면 되는 상황 속에서 우연히 '원손이 아파 이형익이 치료하러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궁궐로 되돌아간다. 원소의 침소를 가보니, 소현세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원손을 죽이려고 하는 이형익과 몸싸움 끝에 그가 사용하려던 독침을 얼굴에 찔러 쓰러트리고, 원소의 치료를 위해 업고 밖으로 나간다.
*영화 도입에 나왔던 영상과 겹치는 부분
정신없이 치료할 곳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데, 날이 밝아지면서 결국 앞을 보게 되지 못한다. 여기저기 감각에 의존하여 떠돌아다니면서 최 대감을 찾던 중 인정전(옥좌가 있는 곳)에 도착하는데, 거기에는 최 대감을 피하기 위해 숨어 있는 인조가 있었다. 인조는 병든 몸임에도 불구하고 왼손 글씨체로 작성된 문서를 내놓으라고 천경수에게 광기 어린 집착을 하지만 그 때 최 대감이 도착하여 둘은 대화를 나눈다. 인조는 어차피 자기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소용 조씨의 자식이 아닌 최 대감 편의 인원 중에 한 명을 왕으로 세우겠다는 협약이 맺어지면서 최 대감은 인조의 일을 묵인하고, 원손은 혹시 모르니 유배를 보내자고 결론 내린다.
최 대감은 소현세자의 죽음이 인조의 지시가 아닌 학질로 인한 사망으로 거짓으로 고하며 상황을 마무리하려는 순간, 천경수가 대중 앞에서 '제가 보았습니다, 제가 세자 저하께서 독살당하는 걸 봤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인조는 이에 분하여 죽이라고 명하지만 천경수의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실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선뜻 나서지 못한다.
화면은 전환되어 강빈은 사약을 받아 죽고, 원손은 유배가 되며, 천경수도 참수가 될 상황이었지만, 천경수의 고백에 흔들린 내금위가 '우리 모두 보지 않았습니까'라고 하자 다른 인원들도 동의하며 천경수는 살려준다.
4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인조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천경수가 궁에 초대를 받았는데, 인조는 천경수를 보자마자 나를 죽이려고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움직이지 못하는 인조에게 천경수는 '무엇이 보이십니까?'라고 물은 뒤 침을 놓았고 이후 인조는 사망한다. 천경수에게 사인을 묻자, 인조가 소현세자를 독살하고 학질이라고 덮었던 것과 동일하게 학질이라고 대답하며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사용한 사진들은 네이버 '영화 올빼미'에서 포토에 있는 스틸컷을 활용하였습니다.
영화 평
출퇴근 시간에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보면 보이는 전광판에 유해진이 왕을 하고 있는 포스터가 계속해서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빼미? 넷플릭스나 티빙에 올라오면 봐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친구가 재밌다고 하여 여자친구와 함께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예고편을 보지 않는 편인데, 역사 영화이니 만큼 혹시나 사전 정보가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예고편과 그 배경이 되는 역사적인 사실(병자호란)도 보고 갔다.
포스터는 유해진이 스릴러 형식으로 흘러가는 내용으로 보이지만, 막상 영화 초반에는 유해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타짜 : 원 아이드 잭'과 같이 류승범을 활용한 마케팅처럼 유해진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유해진은 중반부터 나오며 오히려 조연으로 분류되는 최무성(이형익)이나 박명훈(만식)의 비중이 크고, 임팩트는 안은진(소용 조씨)가 아닐까 싶다.
잔잔하게 천경수가 어떤 배경으로 어의가 되려고 하며, 궁궐에서의 모습들을 보여주다가 영화 제목 '올빼미'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설명해주는 당직 장면부터 몰입이 됐다. 만식이가 촛불을 다 끄는 순간, 카메라는 오히려 앞을 비춰주며 어두운 곳에서는 앞이 보이는 천경수의 모습을 비춰주고, 가벼운 에피소드 이후 소현세자의 귀국, 인조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인 스토리 라인이 시작됐다.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인조 vs 소현세자 구조로 펼쳐지는 내용인가 하면서도, 그럴거면 천경수가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소용 조씨, 인조, 소현세자 모두에게 침술을 인정받는 주인공의 먼치킨 침술 능력만 내세울 뿐 뭔가 특별한 점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흘러가는 영화를 따라가다가 소현세자의 몸상태가 위독하여 이형익이 천경수와 함께 침술을 놓는 부분에서 나는 너무 소름이 돋았다. 밤에만 볼 수 있는 특징을 극대화하여 보여준 장면이 이번 년도 봤던 영화 중에 정말 최고의 반전이라고 생각할 만큼 온 몸이 강렬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변하는 이형익의 태도와 연기는 배우를 다시보게 할 정도라서 영화를 본 지 1달 정도가 됐는데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해당 장면 이후로는 소현세자를 죽이려고 한 인물에 대해서 고민했고, 단편적으로만 소용 조씨가 지시했다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왕의 자리를 위해서는 소현세자가 없어야 그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거의 1시간 정도가 지나는 러닝타임 동안 인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서 영화에서 주연으로 선택하는 기준이 조금 궁금하기도 했다. 무튼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나 싶었는데, 강빈이 인조에게 소현세자를 죽인 범인이 이형익이라고 고하자, 인조의 몸이 떨리고, 이를 캐치하는 천경수와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당황하는 강빈, 그리고 상황 파악 후 소현세자 죽음의 실체가 밝혀지는 장면은 연출을 굉장히 잘했다고 느꼈다. 영화 전체가 직접적으로 'A→B'의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간접적으로 보여주면서 전달하는 기법이 영화에 더 몰두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 이후로 침술을 활용하여 전개할 수 있는 왼손 글씨체(오른손 마비) 문서 탈환은 짜임새 있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전체의 큰 줄기는 침을 활용하여 펼쳐지는 내용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이를 활용하여 독자들에게 그럴듯한 명분을 제공하고, 받아드리는 입장에서도 거부감 없이 따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천경수가 돌아올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이형익의 원손 치료, 최 대감의 심경변화, 인조의 죽음 등은 너무 영화의 마무리를 위한 수단을 인위적으로 만든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무성 배우의 연기와 반전이 이 영화를 보게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